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변화

산업계, 탄소중립에 동참하다

산업계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활발하다. 에너지원 전환이 겉으로는 기업의 영리활동과 별개로 취급되는 사회공헌 활동의 형태를 띠더라도 실제로는 기업의 본원적 활동과 밀접하게 연관됐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최근 재생에너지 가격이 저렴해지고 환경 이슈가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기업들 또한 재생에너지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이 대표적이다. RE100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설정한 목표 연도까지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선언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번거로운 절차와 외부 감사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RE100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관련이 있다. 사회의 각 영역과 기업활동이 불가분하게 얽힌 현대 사회에서 기업은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모든 가치사슬 속에서 기업의 이익이 주주(shareholder)뿐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활동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모든 이해관계자(stakeholder)의 이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일방적인 의무가 아니다. 개인 차원에서 사회적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일수록 신용도가 높아 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혜택을 얻듯,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기업일수록 이윤 창출의 기회가 더 많다(Hart, Kanter, Kotler & Lee).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사회적 책임지수가 높은 기업일수록 이해관계자에게 좋은 인식을 주어서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전인수 외).

기후변화 대응은 CSR의 개념에 부합한다. 기업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익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피해가 없도록 오염물질을 관리하고 탄소배출량을 억제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전환하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준다. 지역별, 업종별 산업구조에 따라 RE100의 의의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일반적인 흐름을 고려하면 RE100은 사회적 캠페인보다 투자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림 9] RE100 참여 기업이 응답한 재생에너지 전환의 목적

자료: The Climate Group 「2020 Progress and Insights Annual Report」

[그림 9] RE100 참여 기업이 응답한 재생에너지 전환의 목적

이러한 상황은 더클라이밋그룹이 RE100 가입 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그림 9]를 보면 RE100 참여 기업은 온실가스 관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고객의 기대가 가장 중요한 참여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투자자의 요구(77%)보다 소비자의 기대(92%)가 더 중요한 요인인 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답변도 81%나 차지하는 점, 68%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들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면 기업의 사업 전략과 매출 계획에서 재생에너지 전환이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림 10] 글로벌 육상풍력과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단가

자료: Lazard Ltd. 「LAZARD’S LEVELIZED COST OF ENERGY ANALYSIS — VERSION 15.0」

[그림 10] 글로벌 육상풍력과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단가

재생에너지 단가가 지속적으로 저렴해지며 변동폭도 줄어든다는 점도 기업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라자드(Lazard)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대표적인 재생에너지원인 태양광과 풍력의 LCOE가 평균값 기준으로 각각 2011년, 2013년 석탄화력의 LCOE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LCOE는 지역, 산업구조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평균값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려우나 전반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낮아지며, 변동폭도 줄어든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는 발전 비용을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게 하여 비용관리 및 예측, 에너지 조달 측면에서 리스크를 줄여준다([그림 10]).

이처럼 재생에너지를 이용했을 때의 비용 예측에 정확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기업이 에너지전환에 참여하는 데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라자드에서 발표한 LCOE 분석에 의하면 풍력과 태양광 모두 LCOE값의 편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풍력에 비해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편인 태양광은 극적인 LCOE 편차 감소를 보여준다.

이는 RE100 기업의 증가세로 확인된다. RE100 참여 기업은 2021년 12월 23일 기준 346개에 달하며, 이들 중 참여 기업 중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비롯한 53곳이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를 달성했고 90% 이상 전환한 기업도 65곳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2020년 SK그룹의 6개 계열사가 한국 최초로 RE100에 정식으로 가입했으며 2021년 12월 23일 기준 총 14개 한국 기업이 가입했다. 산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RE100 참여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이 시장 원리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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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참여기업 추이